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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10년 같은 속도

Henry Kim ·

"예측보다 중요한 것은 감각이다"

새해가 밝았다. 으레 그렇듯 여기저기서 올해의 트렌드를 묻고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나조차 솔직히 고백하자면, 당장 5년 뒤의 세상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아니, 1년 뒤조차 확신할 수 없는 것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AI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간과는 차원이 다른 밀도다. 1년이 마치 과거의 10년처럼 압축적으로 흘러가는 이 시대에, 먼 미래를 점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의 롤러코스터에 탑승해 있다. 2년 전만 해도 수평선 너머 보이지 않던 AGI(범용 인공지능)라는 거대한 배가 이제는 육안으로 식별될 만큼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단순히 기술이 발전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글, 그림, 영상을 넘어 이제는 AI가 스스로 생각하고 추론하며 코딩까지 해내는 세상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를 예단하는 것은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5년 뒤를 상세히 상상해본다. 그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기술을 가진 극소수가 지배하는 '기술 봉건주의' 사회일까. 분명한 것은 어정쩡한 중간 지대는 사라진다는 점이다. AI가 극한의 효율을 담당하는 시대에 인간은 두 갈래 길 앞에 서게 된다. AI가 주는 쾌락과 기본 소득에 의존해 영원한 어린아이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AI라는 도구를 자전거처럼 자유자재로 타며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할 것인가.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당장 오늘 닥쳐온 파도에 올라타는 '감각'이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앱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바이브 코딩'을 통해 내 문제를 해결해보고, AI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지시하며 주도권을 쥐어봐야 한다. 효율은 기계에게 맡기고,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낭만'과 '서사'에 집중해야 한다.

결국 5년 뒤 살아남는 것은 AI보다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AI를 가장 잘 부리는 사람, 그리고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취향과 '오리진'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예측은 틀릴 수 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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