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스크린 타임, 그 속에 숨겨진 욕망과 자본의 법칙
Henry Kim ·
지난주 앤스로픽이 슈퍼볼 광고를 통해 오픈AI를 우회적으로 비꼬았다는 뉴스를 봤다. 골자는 단순했다. "우리는 광고를 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용 AI로서의 신뢰를 강조하고 싶었겠지만, 이 당찬 선언을 보며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과연 그들은 이 말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혹은 먼 훗날 이 순간을 후회하게 되지는 않을까? 자본주의 시장에서 '절대'라는 말만큼 위태로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점유다. 소비자의 시간을 얼마나 빼앗아오느냐의 싸움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의 스크린타임은 곧 권력이다. 지금 사람들의 눈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보라. 검색창에서 채팅창으로, 웹서핑에서 AI와의 대화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감히 말하건대, AI 매체의 스크린타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것이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나는 이미 고민을 시작했다. "이 새로운 AI라는 공간 안에 내 브랜드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노출할 것인가?" AI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기업들의 노출 욕구는 비례해서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검색과 커머스 시장의 질서가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사용자가 AI에게 "졸업 선물 추천해줘"라고 물었을 때, 내 브랜드가 답변에 포함되느냐 마느냐는 생존의 문제가 된다.
물론 샘 알트먼은 최근 트윗을 통해 "대화형 답변에는 광고를 넣지 않겠다"라고 장황하게 역설했다. 하지만 현재 AI 산업에 투입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막대한 투자금과 천문학적인 운영 비용을 고려할 때, 구독료만으로 이 거품을 지탱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기업은 결국 돈을 벌어야 하고, 가장 효율적인 수익 모델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광고'였다.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 과거처럼 덕지덕지 붙은 배너가 아니라, "이 제품이 당신에게 가장 적합합니다"라는 세련된 제안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혹은 B2B 서비스나 커머스 에이전트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도 있다. 앤스로픽이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글쎄, 인간의 욕망과 자본의 흐름을 거스르는 대세는 없다. 우리는 지금 갈릴레오의 배 안에 있다. 배가 멈춰있는 것 같지만, 우리는 이미 거대한 상업화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