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에서의 진화
Henry Kim ·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어떤 지식이든 물어보면 세상 누구보다 해박하게 대답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실무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내가 느끼기에 아직 AI는 완벽한 현장에서의 진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첫 번째 한계는 살아있는 현장 데이터가 AI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무에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맥락이 존재한다. 사람에겐 너무 당연해서 굳이 기록하지 않고 넘어가는 암묵지들이 넘쳐난다. 이 모든 정보를 다시 해석하고 정제해 AI에게 떠먹여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두 번째는 현재 LLM 모델의 구조적 한계다. API 기반의 LLM은 매일 기억이 리셋되는 연인과 같다. 매번 우리의 상황과 데이터를 처음부터 다시 주입해야 한다. 벡터 데이터 기술이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간극을 메우고는 있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다. 현장의 문제를 즉각 반영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유기적인 과정이 부족하다. 별도로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법은 결과물이 너무 늦게 나와 속도가 생명인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
세 번째는 현장 적용 단계의 문제다. 우리는 아직 이런 AI 시스템을 비즈니스 전반에 안착시켜 본 경험이 부족하다. IT 개발자들은 여전히 명확한 인과관계의 전통적인 코드 로직에 갇혀 있고, 비즈니스맨들은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AI 기술과 어떻게 결합할지 감을 잡지 못한다. 이 간극을 넘으려면 스스로 무엇을 아는지 인지하는 메타인지 능력이 절대적이다. AI를 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열쇠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의 통찰력에 있다.
이러한 한계점들은 내가 매일 현장에서 뼈저리게 마주하는 벽이다. 당장은 우회로를 찾고, 사람인 내가 직접 개입해 미세조정을 거듭하며 간극을 맞춰가고 있다. 이 과도기가 얼마나 빨리 끝날지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기업들이 마치 신입사원을 뽑듯 비즈니스 AI를 입양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들을 현장의 데이터와 연결해두기만 하면, 며칠 만에 우리 조직에 완벽히 최적화된 AI로 스스로 진화할 것이다. 이는 자명한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