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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지식은 더 이상 나를 증명하지 못한다.

Henry Kim ·

한 친구가 묻는다. 요즘 왜 그렇게 링크드인과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냐고. 클릭률을 높이기 위해서냐, 아니면 SEO(검색 엔진 최적화)를 노리는 거냐고 묻는다.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만약 트래픽이나 조회수가 목적이었다면, 나는 지금 키보드를 두드리는 대신 카메라를 켜고 춤을 추거나 자극적인 썸네일로 도배된 쇼츠(Shorts) 영상을 찍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도파민의 시대이고, 시각적 자극이 텍스트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나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을 쓴다.

머릿속을 부유하는 수많은 질문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요즘 느끼는 사업에 대한 소회, 현업에서의 현장의 문제들, 개발 이슈들, 때로는 지극히 개인적인 신세 한탄까지. 나는 이 모든 것을 텍스트로 남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 행위의 본질은 바로 '나'라는 사람을 규명하는 과정이다.

바야흐로 고지능의 시대가 도래했다. AI가 인류의 거의 모든 지식을 학습하고, 누구나 AI에게 질문하면 3초 만에 전문가 수준의 답변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런 환경에서 일반적인 지식은 더 이상 '나'라는 사람의 고유성을 대변하지 못한다. 내가 알고 있는 마케팅 이론이나 코딩 지식은 이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공공재가 되었다. 지식만으로는 내가 누구인지, 어떤 가치를 지닌 사람인지 증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남는가. 만약 누군가 나를 팔로우한다면, 그들은 나의 지식이 아니라 나의 '경험'을 보게 될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결국 내가 겪어온 경험의 산물이고, 내가 반복해온 습관의 집합이며, 나를 중심으로 얽혀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고리 그 자체다. 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나의 데이터이다.

그래서 나는 기록한다.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정직하고, 가장 공개적인 방식으로 나를 증명해 나간다. 화려한 영상 기술로 포장하는 대신, 투박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텍스트로 나의 궤적을 남기는 것이다. 이 기록들은 나의 고유명사가 되고, 나의 명성이 되며, 훗날 나를 설명하는 훌륭한 매뉴얼이 될 것이다. 이것이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유일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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