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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안경을 쓴 자와 레이더를 가진 자

Henry Kim ·

"전쟁터에서 안경을 쓴 자와 레이더를 가진 자의 승부는 싸우기 전부터 이미 정해져 있다."

얼마 전 다보스포럼에서 있었던 팔란티어(Palantir) CEO 알렉스 카프의 인터뷰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까. 얼마나 근본부터 생각을 뜯어고치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걸까. 세상에는 '할 수 없다'고 믿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는 AI 프로젝트가 왜 군사 분야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역사를 돌아보면 혁신적인 기술의 대부분은 생존이 걸린 군사 목적으로 태동했고, 그 후에야 대중에게 흘러들었다. 인터넷이 그랬고, GPS가 그랬다. 그의 말에서 기술을 대하는 태도에는 그 어떤 성역도, 금기도 없음을 느꼈다. 오직 목표와 결과만이 존재할 뿐이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확신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거대 플랫폼의 일반적인 AI는 생각보다 생산성이 크지 않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범용 솔루션은 적용 범위가 너무 넓고 얕다. 진짜 혁신은 뭉툭한 칼이 아니라 예리한 송곳에서 나온다. 조직이나 개인이 처한 상황에 맞춰 더 뾰족하게 깎고, 더 집요하게 커스터마이징한 '나만의 AI 에이전트'를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 된다.

인터뷰에서 언급된 군사 작전의 비유를 비즈니스에 대입해 보면 이 상황은 더욱 처절하게 다가온다. 한쪽은 맨눈으로 적을 찾으며 전장에 나선다. 반면 다른 한쪽은 위성 GPS, 고성능 레이더, 투시 카메라로 적의 위치와 움직임을 훤히 들여다보며 싸운다. 결과는 뻔하다.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 게임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내 시장에 대한 데이터를 정립하고, 그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AI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업과 여전히 감에 의존하는 기업의 싸움. 안개 속을 걷는 자와 안개를 걷어낸 자의 대결이다. 이 시장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는 자명하다. 당신의 손에는 지금 무엇이 들려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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